어떤 사물이 있다(to be, είναι)는 것, 혹은 존재한다는 것은 사물의 존재 방식(modus essendi) 혹은 실존하는 양식(modus existendi)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어야 한다.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자인 프란시스 튜레틴(F. Turretin, Institutes of Elenctic Theology, 3.9.5)은 사물의 있음과 관련하여 세 가지 범주를 제시하였다. ①한정적으로(circumscriptively) 있는 것. 특정한 공간에서 일정한 넓이와 부피, 길이와 높이 등을 가지고 시간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물질적 사물들의 존재가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②제한적으로(definitively) 있는 것. 공간을 점유하지는 않지만 시간과 공간 안에서 제한을 가지고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영혼이 대표적인 예이다. ③충만적으로(repletively) 있는 것. 하나님께서 존재하는 방식으로서, 장소와 시간에 한정되거나 제한되어 있는 채로 존재하지 않으신다. 한정적으로 있는 것들과 제한적으로 있는 것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벗어날 수 없으면서도,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것들 안에 계시지 않는데 이것이 바로 충만적으로 존재하는 방식이다. 하나님의 존재는 한정적인 방식으로나 제한적인 방식으로 측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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