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
[헬] 아포칼립시스 ἀποκάλυψις [영] revelation

하나님이 당신의 생각과 의지를 인간에게 드러내 보여주시는 것을 가리킨다. 계시에는 ‘일반계시’와 ‘특별계시’가 있다. 이는 ‘자연계시’와 ‘초자연계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전자는 계시에 대한 접근성을, 후자는 계시의 매개체를 기준으로 명칭을 붙인 것이다.
  1. 일반계시(general revelation=자연계시): 인간 마음의 기능과 자연 현상과 역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전달된 계시이다. ‘자연계시’(natural revelation)라고도 부른다. 이 계시를 통해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존재와 성품, 창조의 목적과 관련한 하나님의 생각과 의지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창조 세계와의 일반적 관계를 알게 되기에 그 누구도 핑계할 수 없다(롬 1:20). 그러나 일반계시는 참된 종교에 관한 지식, 곧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 진리를 전달해 주지는 못한다. 일반계시는 또다시 ‘자연적 질서의 계시’와 ‘도덕적 질서의 계시’로 나뉜다. ①자연적 질서의 계시. 하나님이 창조하신 가시적인 자연적 피조물들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신 계시이다. 자연적 피조물들은 하나님이 부여하신 자연법칙에 따라 저마다의 고유한 존재로 작용하며 하나님의 창조 목적을 드러내는데 그 조화로운 질서 안에서 발견하게 되는 창조주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말한다. 창조 세계의 자연적 질서는 도덕적 질서를 유추하게 만들지만 타락한 인간에게 이 둘을 연결 짓는 일은 커다란 한계가 있다. ②도덕적 질서의 계시. 도덕적 피조물인 인간에게 하나님의 도덕 의지를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수단인 섭리를 통해 당신을 드러내신 계시이다.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도덕 의지는 개인적 경험이나 역사의 경험을 통해 드러나는데 그 속에서 발견되는 하나님의 도덕적 통치와 질서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이다.
  2. 특별계시(special revelation=초자연계시):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 계시’를 말한다. 이는 특별 은총의 계시이며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구원의 길에 대한 계시이다. ‘초자연적 계시’(supernatural revelation)라고도 부른다. 특별계시는 말씀과 사건의 계시이다. 계시된 말씀과 발생한 사건은 함께 엮여 있는데, 인간에게 일어난 사건은 하나님께서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시간 속에 개입하신 것이기에 말씀은 일어난 사건을 해석하고, 사건은 말씀을 구체화함으로써 창조주 하나님의 생각과 의지를 전달한다. 성경 계시는 ‘율법’과 ‘복음’으로 이루어진다. ①율법(law). 율법은 하나님의 성품과 의지의 법적인 표현이다. 율법의 기능은 인간으로 하여금 죄를 확신하게 하고, 율법의 요구에 대한 인간의 무능을 깨닫게 하여 그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몽학 선생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구원받은 신약의 신자들에게 율법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영광스러운 생활의 규칙이 된다(롬 2:12, 15, 3:20, 13:8, 갈 3:24). 율법은 ‘넓은 의미의 율법’과 ‘좁은 의미의 율법’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넓은 의미의 율법’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생각과 의지에 대한 흠 없는 계시의 총체를 말한다(시 1:2, 19:7). ‘좁은 의미의 율법’은 구약에서 완전한 복종을 위해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규칙을 말하는 것으로서 에덴에서 주어진 율법과 시내산에서 주어진 율법으로 나눠진다(창 2:17, 요 7:23). 하나님은 이 율법을 두 곳에 새기셨는데, 하나는 십계명의 돌비이고, 또 하나는 인간의 마음(양심)이다(출 31:18, 롬 2:15). ②복음(gospel). 고유하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가리킨다. ‘좁은 의미의 복음’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넓은 의미의 복음’은 좁은 의미의 복음을 기초로 수립된 복음 교리들의 총체를 가리킨다. 또한 적용적으로는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속 사역의 소식을 가리킨다.

cf. 『그리스도인이 빛으로 산다는 것』, 144; 『죄와 은혜의 지배』, 248; 『하나님의 도덕적 통치』, 161, 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