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의 연합
[라] unio cum Christo [영] unity with Christ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들을 그리스도의 몸에 접붙여 그리스도의 교회의 일부가 되게 하심으로 그 빛 자체이신 그리스도를 누리게 하시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연합은 하나님이신 그리스도와 피조물인 인간의 존재론적 합일이나 본질의 합치가 아니라 성령으로 말미암는 영적이고 신비적인 연합이다. 신자는 거듭나는 순간 그리스도와 연합된다. 그리스도와의 연합 교리는 시대와 학자들에 따라 다양한 설명들이 있지만 다음의 삼중적 연합으로 요약될 수 있다(Peter M. Vermigli, Letters: Vermigli to Beza).
  1. 성육신적 연합(incarnational union=본성적 연합): 하나님의 아들이 성육신함으로써 인성(人性)을 가지셨는데, 이는 자신의 인성 안에서 모든 ‘인류’와 연합하여 인류의 머리가 되시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인류의 보편적인 인간 본성과 그리스도의 인성과의 결합을 ‘성육신적 연합’ 또는 ‘본성적 연합’(conjunction of nature)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성육신적 연합 안에서 모든 인류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신자들뿐만 아니라 불신자들도 이 연합을 맺고 있다. 인간의 존귀함이 여기에 있다.
  2. 원리적 연합(principal unity with Christ=신비적 연합): 인류 가운데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은 ‘신자’의 영혼과 그리스도 사이에 이뤄지는 원리적인 연합을 말한다. 이 연합은 신비적 연합(mystical union)이라고도 부른다. 멀게는 영원 전부터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연합이며, 가깝게는 중생과 칭의와 함께 이뤄지는 연합인데, 하나님의 언약의 불변성에 기인하는 결코 취소될 수 없는 완전한 연합이다. 그러므로 구원받은 신자는 그리스도의 몸에서 다시 분리되지 않는다. 이 연합이 신비적인 이유는 하나님의 본체이신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영혼과 연합된다는 사실 자체가 인간의 지성을 초월하는 신비이기 때문이고,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인간의 영혼의 기능을 파괴하거나 침해하지 않고 신자 가운데 내주하신다는 사실이 신비이기 때문이다.
  3. 실제적 연합(actual union with Christ=영적 연합): 성령에 의해 그리스도께 접붙여진 신자의 영혼이 하나님과 영적으로 교제하며 생명과 사랑을 공급받으면서 사랑의 연합을 이뤄가는 성화의 과정 속에서 누리게 되는 실제적인 연합을 말한다. 이 연합은 부활의 날에 변화된 몸을 입어 구원이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영화까지 포함한다. 영적 연합(spiritual union)이라고도 부르는데, 신자의 성화의 정도에 따라 이 연합은 가변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신자의 성화의 삶은 이 연합의 신비한 비밀들을 깨닫고 실제적으로 누리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f. 『개혁주의와 관상기도』, 64; 『교회와 하나님의 사랑』, 184, 198; 『구원과 하나님의 계획』, 319; 『그리스도인이 빛으로 산다는 것』, 65; 『염려에 관하여』

'그리스도의 머리되심'을(를) 찾아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