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안에 있는 부패한 자기 사랑, 곧 ‘죄에 대한 사랑’과 ‘자기의(自己義)에 대한 신뢰’가 파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깨어짐은 회개의 경험 안에 있는 마음의 작용인데, 회개가 죄에 대해서 죽어가고 의에 대해서 살아나는 과정이라면, 자기 깨어짐은 죄에 대한 죽음의 실행 과정이다. 1. 자기 깨어짐의 과정: ①성령의 조명. 성령의 조명이란 성경의 계시를 깨닫도록 인간 지성을 일깨우시는 것을 말한다. 성령의 조명하시는 역사는 죄로 인하여 찾아온 영혼의 어둠을 물러가게 하고 지성의 작용을 일깨워 자기 안에 있는 죄와 죄의 비참한 결과를 보게 하신다. ②죄의 확신. 성령의 조명으로 인식하게 된 죄에 대해 절대선이신 하나님 앞에서 그것이 악덕스러움을 알고 도덕적 책임을 확신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 확신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자신 안에 있는 죄의 존재를, 둘째는 자기가 지은 개별적인 실행죄를, 셋째는 개별적인 죄를 양산하는 원천으로서의 강력한 죄의 경향성을, 넷째는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확신하게 된다. ③자기 부인(self-denial). 신자가 자신의 죄를 확신한 후, 죄를 사랑할 뿐 아니라 자기의를 신뢰하던 묵은 자아를 비판하고 의지적으로 그 영향을 거부하는 것을 말한다. 소극적 측면에서는 부패한 이성의 추론과 욕망을 거부하는 것으로, 적극적 측면에서는 자기 사랑을 비우는 것으로 나타난다. ④자기 심판(self-judgement). 죄를 범한 자신을 하나님의 법정에 세우고 율법과 양심을 따라 유죄선고를 하는 것인데, 이는 ‘죽음에 대한 확신’으로 나타난다. ⑤자기 처벌(self-punishment). 자기 심판을 통하여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하나님 앞에서 후회하는 고통을 선취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율법에 따른 양심의 가책이 주는 두려운 고통과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을 배반한 것에 따른 고통이다. ⑥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삶. 옛 사람의 죽음과 새 사람의 살아남을 경험하면서 창조의 목적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⑦그리스도를 따름. 그리스도에 대한 현재적 체험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순종의 삶으로 인도한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자기 깨어짐의 열매의 핵심이다. 자기 깨어짐은 그리스도와의 실제적 연합을 증진시키고, 이것을 통해 그리스도를 닮은 인격과 거룩하고도 도덕적인 삶이 이루어진다. 2. 자기 깨어짐의 종류: ①본성적 자기 깨어짐. 순수하게 인간 본성과만 관계되는 깨어짐으로서 신자와 불신자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인간의 어느 한 본성의 성향이 그가 가진 또 다른 본성의 빛으로 인해 도덕적 판단을 받거나 혹은 그 경향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강한 저항을 받아 본성 안에서 스스로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는 참된 자기 깨어짐이 아니다. 삶의 변화는 있을지 모르나 그것은 인간 본성의 근원인 영혼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고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는 새로운 성향을 창조하지도 않는다. ②신령한 자기 깨어짐. 인간 본성의 근원이 되는 영혼과 관계하며 성령의 초자연적인 역사가 함께 하는 참된 자기 깨어짐이다. 진리로 역사하시는 성령의 작용으로 말미암아 사람의 옛 본성이 하나님을 향해 본질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오직 거듭난 신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영적인 깨어짐으로서 하나님을 향한 지순의 사랑을 회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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