罪 [라] peccatum, poena [영] sin

성경이 말하는 죄는 의지를 가지고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는 인간의 반항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법에 온전히 순종하기에 모자라는 인간의 무능이다. ①작용적 측면에서의 죄는 인간으로 하여금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도록 악한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일관된 자기 사랑의 감화력을 가리킨다. ②본질적 측면에서의 죄는 하나님과의 절대 의존의 관계를 떠나 자신이 온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행복이 최종적인 가치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는 죄의 지성적인 원인은 ‘교만’(superbia)이고, 의지적인 원인은 ‘자기 사랑’(amor sui)이라고 요약한다.
  1. 원죄(original sin)와 실행죄(=자범죄, actual sin): 최초 인간의 범죄로 인해 죄는 시작되었고, 이는 그의 후손들에게 전가되었으며, 이로써 모든 인간은 죄 가운데 태어나게 되었다. ①원죄. 최초 인류로부터 파생되어 물려받은 죄를 ‘원죄’라고 하며, 태어날 때부터 인간 안에 존재하며 삶 속의 실제적인 모든 죄의 뿌리가 된다. 원죄는 하나님 앞에 죄를 범한 것에 대한 사법적인 책임을 일컫는 ‘죄책’(guilt)과 타락한 인간성 안에 물려받은 선천적이고 도덕적인 전적 부패성과 전적 무능력을 일컫는 ‘오염’(corruption)으로 구성된다. 죄책으로 인해 인류에게는 영혼의 죽음과 육체의 필멸성이 도입되었다. 범죄함으로 마땅히 받아야 할 형벌, 곧 하나님의 공의를 충족시켜야 하는 죄책의 문제는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으로 말미암는 칭의로 인해 신자에게서 제거되었으나, 오염의 문제는 신자의 전 생애적인 성화의 실천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신다. ②실행죄. 인간 안의 부패한 본성 때문에 실제로 짓게 되는 개별적인 모든 죄된 행위를 실행죄(actual sin)라고 한다. 그래서 원죄는 하나지만 실행죄는 다양하다.
  2. 죄의 원인: 소극적으로는 하나님께 대한 지순한 사랑의 결핍에서, 적극적으로는 자기애에 대한 부패한 사랑에서 비롯된다.
  3. 죄의 정체: 죄의 정체는 인간 마음 안에 작용하는 성향으로서 하나님을 향한 ‘적의’(enmity)이다(J. Owen, A Treatise of the Dominion of Sin and Grace). 이 적의는 하나님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우리 영혼 자체는 물론 영혼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의 전 기관에 총체적으로 끈질기게 나타난다. 이 적의는 하나님에 대한 반감과 대적으로 이루어진다. ①반감(aversion). 신자의 마음의 생각과 감정의 움직임에 있어서 하나님과 하나님께 속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싫어하거나 혹은 소극적으로 싫증 내는 것을 말한다. ②대적(opposition). 신자 안에 있는 죄가 마음과 삶의 모든 방면에서 의지를 사용하여 하나님께 대해 자신의 본질인 적의를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4. 죄의 특성: 죄는 세 가지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성의 판단을 뿌리치고 역사하는 미친 기운인 광기(madness), 자신의 정욕을 만족시키는 데 있어서 드러나는 맹렬함(rage), 죄의 성향이 그의 마음을 지배하게 될 때는 가지게 되는 담대함(boldness)이다.
  5. 죄의 수단: 죄가 사용하는 수단으로는 속임과 강압이 있다. ①속임(deceit)은 어떤 도덕적 행위나 판단에 있어서 전건과 후건, 원인과 결과 사이에 명백한 사실을 숨겨 인식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죄가 신자 안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그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법인데, 이는 신자의 마음이 죄와 친숙해짐으로써 생겨난다. ②강압(force)은 신자의 마음을 악으로 향하게끔 강하게 움직이는 성향의 힘을 가리키며, 이는 신자가 죄의 욕구에 대항하거나 습관적인 죄에 항거할 때 느끼는 집착과 두려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cf. 『구원과 하나님의 계획』, 24, 41; 『성화와 기도』, 50; 『영원 안에서 나를 찾다』, 55; 『존 오웬의 신학』, 97; 『죄와 은혜의 지배』, 92; 『창조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