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사이에 있는 존재와 작용의 관계를 질서라고 부른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은 하나님 안에서 창조되었기에 그 사물 사이에 있는 존재와 작용의 관계는 삼위 하나님의 모상이다. 또한 이 질서는 그들이 지음 받은 창조의 목적, 곧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하나님이 지정하시고 세우신 질서이기도 하다. 이것은 ‘자연적 질서’와 ‘도덕적 질서’로 나누어진다. 1. 자연적 질서: 하나님께서 가시적인 자연적 피조물들에게 자연의 법칙을 부여하셔서 그것들이 각각 고유한 존재로 작용하여 창조의 목적에 이바지하도록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질서를 말한다. 이는 ‘존재의 질서’이자 ‘가치의 질서’이기도 하다. 창조세계에 존재하는 사물들은 네 부류로 나눠지며 존재의 질서를 이룬다. 첫째는 존재하기만 하는 무생물들, 둘째는 존재할 뿐 아니라 살아있는 식물들, 셋째는 존재하고 살아있을 뿐 아니라 감각할 수 있는 동물들, 넷째로는 존재하고 살아있고 감각할 뿐 아니라 인식할 수 있는 인간이다. 무생물과 동·식물은 자연적 질서 안에만 있지만 인간은 육신에 속한 자연적 질서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도덕적 질서가 함께 존재한다. 인간 안에서 자연적 질서와 도덕적 질서가 하나로 통합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니 자연적 질서는 도덕적 질서를 위해 존재한다. 2. 도덕적 질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성적 피조물, 곧 천사와 인간과 관련하여 지정하신 하나님의 질서를 말한다. 하나님이 지으신 천상세계는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시며 천사들로 하여금 섬기게 하셨고, 지상세계는 인간을 당신의 대리자로 삼으셔서 직접 다스리게 하셨다. 인간은 다른 피조물들과는 달리 하나님의 형상을 분여받은 지성적이며 도덕적인 피조물로 지음 받았고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고 교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도덕적 질서는 당신의 영원한 지혜와 사랑 안에서 대리자 인간을 통해 지상세계에 구현하고자 하신 하나님의 질서이다. 이 질서는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①적극적으로는 하나님을 알고 그분께 순종하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은혜의 통치를 받음으로써 구현되고, ②소극적으로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복종하지 않는 인간의 마음 안에, 또 외적 환경에 대한 심판을 통해 하나님의 엄격하심을 보이심으로써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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