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개념과 올바른 신앙

    우리는 화물을 배에 실어 나르기 위해 사용하는 컨테이너를 알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과학적인 정교함이 요구되지 않고 웬만한 기술이면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불과 몇 밀리미터(mm) 크기의 오차만 생겨도 그 컨테이너는 배에 실릴 수 없을 뿐 아니라 불합격 처리가 되어 파기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컨테이너 위에는 아주 여러 개의 컨테이너가 집적되기 떄문에 약간의 오차만 있어도 배가 흔들릴 떄에 쌓아올린 컨테이너 더미가 무너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신앙용어들 조차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저 오랜된 느낌으로 대충 그 용어의 의미들을 미루어 짐작해버립니다. 이러한 불분명한 이해위에 또다른 모호한 신앙의 개념들을 쌓아가면서 우리의 신앙은 뿌리없이 잎만 무성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은 제가 설교나 책에서 신학이나 신앙용어에 대해 개념을 설명하거나 정의를 내린 내용들을 간추려 뽑은 것 입니다. 어떤 것들은 앞선 신학자들의 설명과 정의를 그대로 따르기도 했고, 또 어떤 것들은 거기에 저의 의견을 보충하기도 했으며, 또 어떤 것들은 교부들과 중세신학자들과 종교개혁자들, 근·현대 신학자들의 견해들은 물론이거니와 꼭 필요한 경우 철학자들을 비롯한 일반학문의 학자들의 견해들을 참고해서 새로운 개념 설정이나 정의를 내리기도 하였습니다. 또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용어들을 만들어 그것의 개념을 분명히 하고 정의를 내린 것도 함께 실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도 그 작업을 함에 있어서 성경을 가장 중요한 토대로 삼고자 하였습니다.

    여기에 수집된 용어들이 저의 설교와 책 속에 담긴 모든 것들은 아닙니다. 저의 설교를 듣거나 책을 접하는 독자들의 거듭되는 요청에 의해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고 또 시급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일차적으로 모아 본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이 내용은 계속 증보되어서 출간될 것입니다.

    이 작은 책자가 성경과 신학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찾는 진리 탐구자들의 신앙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16년 1월
그리스도의 노예 김남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