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외면할 수 없는 기도
“여호와여 나의 기도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내가 눈물 흘릴 때에 잠잠하지 마옵소서 나는 주와 함께 있는 나그네이며 나의 모든 조상들처럼 떠도나이다”(시 39:12)
Ⅰ. 본문해설
본문은 다윗이 지은 참회시다. 언제 썼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많은 사람들이 밧세바와의 범죄를 회개하는 시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죄를 지은 자의 기도는 하나님께 거절당한다. 그가 마음으로 하나님을 버렸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고치기 위해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에 침묵하신다. 그런데 죄를 지었어도 하나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시는 기도가 있다.
II. 외면할 수 없는 기도
A. 부르짖을 때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며 장군이었다. 거룩한 선지자이며 우주에 가득한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던 자였다. 그러나 그는 두 번의 큰 죄를 지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금하신 인구조사를 강행한 사건이었다. 또 하나는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의 간음 사건이었다. 그 사건으로 다윗의 영혼은 피폐해졌다. 더욱이 그는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교모하게 살해하는 범죄까지 저지른다(삼하 11:15). 성경에서 하나님께 쓰임 받았던 인물 중 이만큼 큰 죄를 지은 자는 없었다. 그런 그가 하나님께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그가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하나님 품에 파고드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인은 범죄한 이후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에게 양심의 송사와 율법의 정죄는 전쟁터에서 쏟아지는 불화살 같았다. 시인은 자신의 죄 때문에 징벌을 받고 있으며 쇠망하게 되었다(시 39:8, 10). 그때 그는 극단적인 고난 앞에서 인생의 허무함을 깊이 자각했으며 자신의 생명에 대한 애착의 끈도 놓았다(시 39:5). 그런데 시인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진 것은 정말 두려워 했다. 그래서 비명을 지르듯이 울부짖을 수밖에 없었다. 원어 로 ‘그리고 내가 울부짖을 때’라는 의미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부르짖음, 혹은 울부짖음의 동작이다. 그러니 그의 기도는 단지 자기를 살려달라는 기도가 아니었다. 오직 주님만을 바라는 기도였다(시 39:7).
B. 눈물 흘릴 때
원어로 ‘나의 눈물들에 귀를 막지 마소서’라는 의미다. 비명을 지르는 듯한 울부짖음과 소리 없이 뺨에 흘러내리는 두 줄기 눈물이 이미지의 대조를 이룬다. 시인의 눈물은 고통 때문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그는 변명하지 않고 하나님의 주권으로 받아들였으나 그런다고 고통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악인의 비난은 거칠었고 악의적이었다. 그는 그러한 현실 속에서 자기를 고치시는 하나님을 만났다. 거기서 하나님께 참회하고 그분과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였다. 이는 시인이 하나님과의 평화를 갈망했기 때문이다. 그 갈망 때문에 시인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신앙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시인은 범죄로 하나님과의 평화를 잃어버렸다. 그러고 난 후에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이 시의 마지막에서 한 가지를 구했다. “주는 나를 용서하사”(시 39:13). 원어로 ‘나를 떨어져서 보시옵서서’라는 의미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할 때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게 된다. 시인도 하나님을 사랑할 때 자신이 사랑 받는 존재임을 경험하게 되었다. 시인은 악인에게 고통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고통보다 하나님과의 평화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더 많은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는 영혼을 기뻐하신다. 하나님과의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찾으신다. 그들이 비록 범죄했을지라도 그들이 고난 속에서 눈물 흘리며 회개할 때 외면하지 않으신다.
C. 나그네일 때
시인은 “나는 주와 함께 있는 나그네이며”라고 고백했다(시 39:12). 여기서 나그네라고 번역된 단어는 ‘손님’, ‘객식구’다. 그 땅에서 시민 혹은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갖지 못한 자를 뜻한다. 이스라엘에 살고 있으나 백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외국인의 처지를 생각해보라.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400여년을 정착해서 살았으나, 애굽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생각해보라. 다윗은 압살롬의 반역으로 요단 건녀편 타국으로 망명길을 떠났었다. 그때 나그네와 같은 처지를 경험했으니,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주와 함께 있는 나그네”였다. 사람들은 그를 멸시하며 버렸으나, 하나님은 그와 함께해주셨다. 이는 그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로우신 의 때문이며, 죄를 지었으나 그분의 품을 파고드는 그의 믿음을 보셨기 때문이다.
III. 적용과 결론
어떠한 처지에 있든지 두 가지 사실을 붙들고 놓지 말기를 바란다. 하나는 하나님께서는 선하시기에 우리를 버리시지 않는다. 또 하나는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우리를 건져주신다. 그러므로 현실에 눈물흘리지도 말고, 세상에서 나그네로 취급받는 것에 슬퍼하지도 말라. 또한 범죄했을 때 진실로 회개하라. 하나님 품에서 울며 그분과 함께하기를 사모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