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기도에 응답이 없을 때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히 5:7)
Ⅰ. 본문해설
히브리서는 신약의 레위기라고 불린다. 구약의 레위기는 제사에 관한 수많은 규례를 담고 있는데, 그 핵심은 불결한 죄인이 어떻게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에서 찾는다. 신자는 예수님의 속죄의 죽음을 통해 의롭다 함을 얻고 하나님께 나아간다.
II. 기도에 응답이 없을 때
A. 간구하심
본문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에서 간절히 기도하신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은 그분이 평생 기도하시는 방식이었다. 첫째로, 믿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그 믿음은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었다. 예수님께서 곧 우리의 죄를 지고 죽을 것을 아셨으나 하나님께서 그런 자신을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것을 믿으셨던 것이다.
믿음은 하나님 아버지와의 사랑의 관계에서 비롯된 인격적 신뢰다. 하나님을 사랑할수록 이 신뢰가 깊어진다. 그래서 믿음은 기도의 뿌리다. 하나님을 아버지로서 사랑하고 신뢰하는 깊이만큼, 지속적이고 열렬하게 기도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땀이 피가 되기까지, 진액을 다 쏟으시기까지 기도하셨다. 잠시 후 짊어지실 십자가 죽음의 고통이 예수님의 영혼 속으로 미리 밀려들어 왔으나 두려워하기보다 자기를 살리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으셨던 것이다.
둘째로, 통곡과 눈물로 기도하셨다. “심한 통곡과 눈물”을 직역하면 ‘큰 울음과 눈물 드림과 함께’가 된다. 그 기도는 예수님의 마음을 모두 쏟아부은 기도였다. 결코 십자가 죽음을 피하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었다. 구원받을 인류의 대제사장으로서 모든 죄인을 끌어안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대신 형벌을 받고자 희생 제물로 바치며 드린 기도였다.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모두 바치는 온전한 헌신의 기도였던 것이다.
예수님의 소원은 우리가 구원받고 진리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요 17:21-22).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교회의 공동체를 통해 온 세상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바라셨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으셨다. 도리어 죄인인 우리를 위해 대신 기도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는 미워하셨지만 우리는 사랑하셨기 때문에 기꺼이 화목제물로 죽으셨다. 그 기도를 “심한 통곡과 눈물로” 올리셨던 것이다.
우리는 죄가 있어서 종종 회개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는 결코 죄가 없으셨다. 그런 예수님께서 통곡과 눈물로 기도하신 이유는 예수님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불쌍한 우리의 구원을 위해 간구하기 위해서였다. 죄인인 우리의 비참함 때문에 아파하시며 우시던 통곡 소리였던 것이다.
B. 경외하심
예수님께서는 기도자로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사셨다. 본문은 이로써 예수님께서 기도의 응답을 받으셨다고 말한다. 본문에서 “경건하심”은 ‘경외하심’이다. 예수님의 삶 전체가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이셨다.
간절히 기도해도 응답 없는 때가 있다. 이때 우리는 낙심하거나 실망한다. 그러나 간절한 기도는 절대 버려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 하나님께서는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응답을 지연하시거나 다른 것으로 바꿔 주신다. 혹시 자신의 기도가 그중 아무것에도 해당하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그때는 기도자인 자신의 삶을 돌아보거나 자신의 기도가 믿음으로 드려진 기도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경외하는 삶은 경건한 삶이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하는 삶이다. 이 세상은 모두 지나가는 것이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영원히 있다.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일 2:17). 그 사람의 기도에 능력이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피를 받으시기 전에 겟세마네에서 그분의 기도의 눈물을 받으셨고, 기도의 눈물을 받으시기 전에 먼저 그분의 삶을 받으셨다. “하나님이 죄인의 말을 듣지 아니하시고 경건하여 그의 뜻대로 행하는 자의 말은 들으시는 줄을 우리가 아나이다”(요 9:31).
이처럼 하나님께서 우리가 기도하게 하심은 우리가 먼저 당신을 경외하는 삶게 하시기 위함이며, 또 그렇게 살게 하심은 우리가 먼저 당신을 찾게 하려 하심이다. 그러므로 참으로 기도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삶 전체를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또한 온전한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은 더욱 열렬한 기도생활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성경이 가르치는 바다.
III. 적용과 결론
더 깊은 기도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열렬히 기도하고 오래 기도하라. 그리고 지금 자신의 생활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생활인지, 참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라. 모든 삶의 중심이 하나님 사랑이 되길 바란다. 그때 당신의 기도가 응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