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교회

시리즈 설명

게으름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가장 무시되는 죄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죄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현대인들은 게으름을 칭송한다. 자기만족 속에서 안일한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인 것처럼 가르친다. 그러나 기독교 역사 속에서 게으름 곧 나태(acedia)는 교만(superbia), 인색(avaritia), 시기(invidia), 분노(ira), 음욕(luxuries), 탐욕(혹은 탐식, gula)와 함께 죽음에 이르는 일곱 죄(Septem peccata mortalia)로 불려왔다. 잠언의 교훈은 처세술이 아니다. 이것은 구원받은 백성들을 향해서 하나님의 의도하시는 제2의 삶과 사회의 질서다. 게으름의 정체와 발전과정, 그것이 우리의 영혼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여 보람 얻고 의미 얻는 삶을 살도록 촉진한다.

설교요약 : 게으름과 열정 없음

“게으른 자는 그 손을 그릇에 넣고도 입으로 올리기를 괴로워하느니라”(잠 26:15)

I. 본문해설
게으른 자의 또 다른 특징은 열정 없음이다. 나태가 의지의 태만이라면, 열정 없음은 정서의 태만이다.

II. 게으름과 열정 없음
열정은 어떤 일에 뜨거운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게으른 자에게 열중하는 마음이 전혀 없을까? 아니다. 게으른 자도 침상에서 구르는 것에 열중한다. “문짝이 돌쩌귀를 따라서 도는 것 같이 게으른 자는 침상에서 도느니라”(잠 26:14). 그러나 그것은 열정이 아니다. 열정은 도덕적이고 선한 일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A. 타락과 열정
창조되었을 때 인간에게는 열정이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열정으로 당신께 순종하고 다른 사람들을 선대하며 살기를 바라셨다. 인간이 이 의무들을 실천할 때 창조 세계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은 증진되고 인간도 행복할 수 있었다. 첫 조상 아담과 하와가 노동을 통해서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도록 부름 받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아담은 동물들의 특성을 파악해 각각 이름을 붙이고 그것들을 다스렸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그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창 2:19). 또한 땅을 경작하며 살았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어 그것들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창 2:15). 그가 열정 없이 어떻게 그 일들을 하며 살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인간이 타락함으로써 사랑의 크기는 줄지 않았으나 방향이 바뀌었다. 하나님을 향해야 할 사랑이 타락한 자신을 향해 불타오르게 될 것이다. 무엇이 가치 있고 선한지를 하나님의 기준에 따라야 하는데 타락한 자신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때부터 자기만족과 허무한 것을 좇게 되었다. 도덕적이고 선한 일에 대한 열정이 타락한 정서로 변질된 것이다. 게으름은 바로 이렇게 타락한 정서의 극치다. 그래서 게으름은 폭행과 간음, 도둑질과 거짓말보다 더욱 근원적인 죄이다. 게으름 그 자체가 악이다.
여러분은 부지런한가? 부지런하다면 무엇을 위해 부지런한가? 표면적으로 부지런해 보여도 실상은 하나님을 위해서는 게으르고 자기를 위해서는 부지런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면 세상과 함께 사라질 것을 위해 부지런한 것이다. 그 끝은 허무할 수밖에 없다.

B. 구속과 열정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속하셨다. 그들이 하나님 대신 새와 짐승과 기어다니는 동물의 형상을 섬기고 자기를 우상으로 삼는 허무한 삶을 끝내고(롬 1:23), 다시 당신을 사랑하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마음과 네 자손의 마음에 할례를 베푸사 너로 마음을 다하여 뜻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게 하사 너로 생명을 얻게 하실 것이며”(신 30:6). 더 나아가 하나님 사랑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네가 이것을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라”(요 15:17).
게으른 자에게는 이러한 열정이 없다. 이 열정은 거듭나고 회심함으로써 부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셨다. 구원 받은 자로서 인생의 목적을 올바르게 하라. 그리고 열정으로써 그 목적을 따라 살아가라.
그런데 구원 받은 신자도 게으를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식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은혜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신자가 은혜를 잃어버리면 하나님께 냉담해지고 세상에 열렬해진다. 하나님 대신 자기사랑에 굴복한 것이다. 의미 없는 삶에 굴복한 것이든 의미 있는 삶에 열정이 없는 것이든 모두 다 헛된 삶이다.
지혜자가 본 사람은 배가 고파서 그릇에 손을 넣어 음식을 집었다(잠 26:15). 그러나 그 음식을 입에 넣기 위해 들어 올리는 것조차 귀찮아했다. 그가 손을 들어 올리기조차 괴로워했다면 그에게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귀찮은 일이 된 것이다. 그런 그를 누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삶의 열정을 회복하고 싶다면 인생이 짧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5-16).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든지 그 후에는 심판이 있을 것을 직시해야 한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 9:27).

III. 적용과 결론
신자는 자신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이미 발견한 사람들이다. 열정을 잃고 게을러졌다면 은혜에서 떠나 잠시 잊었을 뿐이다. 그러니 다시 하나님 사랑으로 돌아가라. 게으름의 끝은 타락과 고통, 가난뿐이니 다시 은혜를 받아 게으름과 결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