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인생의 밤에 기억한 것
“내가 나그네 된 집에서 주의 율례들이 나의 노래니이다 여호와여 내가 밤에 주의 이름을 기억하고 주의 법을 지켰나이다”(시 119:54-55)
Ⅰ. 본문해설
우리는 때때로 비 내리고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바람과 눈보라 몰아치는 어두운 때를 지나기도 한다. 깊은 밤 끝 모를 어두운 골목을 홀로 걷는 것과 같은 인생을 지나야 하는 때에 어떻게 세상과 자신을 이기며 살 수 있을까?
II. 인생의 밤에 기억한 것
시인도 그런 때가 있었다. 근본적으로는 이 세상의 불완전함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악인의 불법과 자신의 허물 때문에 그런 때를 지났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던 시인에게는, 인생의 어두운 밤을 지나는 비결이 있었다.
A. 율례가 노래가 됨
첫째로, 하나님의 말씀을 노래로 삼았다. 시인은 자기 인생을 “나그네”로 표현한다.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세상 사람과 다른 삶을 살 수 있었는지를 말해 준다. 이 표현은 두 가지로 해석된다. 좁은 의미로는, 박해를 당해 자주 도망 다니던 경험이 반영된 것이다. 넓은 의미로는, 인간의 운명을 가리키는 것이다. 시인은 대적에게 쫓기는 광야의 동굴이든지, 왕궁이든지 마찬가지였다. 모두 나그네 길에서 잠시 머무는 집이었을 뿐이었다(히 11:13-14).
위로 없이 고달프고 외로운 인생길을 지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시인 역시 기뻐서 웃고, 괴로워서 울고, 외로워서 고뇌하였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은혜의 비밀이 있었다. “내가 나그네 된 집에서 주의 율례들이 나의 노래가 되었나이다”(시 119:54).
여기서 “율례”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할 삶의 규칙을 가리킨다. 인생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짊어질 필요가 없는 것을 내려놓아 무게를 덜어내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짊어져야 하는 무게를 감당할 힘을 얻는 것이다. 시인은 나그네의 인생길에서 고난 받던 날에 시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노래로 삼았다. 거기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었다.
B. 주의 이름을 기억함
둘째로, 기억하고 지키는 것이다. “여호와여 내가 밤에 주의 이름을 기억하고 주의 법을 지켰나이다”(시 119:55).
여기서 밤은 실제로 밤중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은유적으로 절망적인 고난의 시기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시인은 자신이 그러한 때를 어떻게 견디며 살 수 있었는지를 고백한다(시 119:55).
구약에서 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억을 뜻하기도 하지만, 기념하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의 기억이 현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신앙에 있어서 지성의 헌신을 의미한다. 구약에서 “잊지 말라”, “기억하라”는 명령이 그토록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경에서 이름은 단순한 명사가 아니다. 그것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의 고유한 존재와 성품을 가리킨다. 누군가의 이름을 마음으로 부를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존재와 성품을 상기함으로 현재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좋은 뜻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곧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이름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말과 완전히 동의어이다.
시인은 어두운 밤 같은 인생의 날에 여호와의 이름을 기억하였다. 자기 조상과 영원한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을 기억하였다. 또한 그 언약을 따라서, 나그네 같은 인생길에서 언제나 신실하게 인도하신 하나님을 기억하였다. 그때 받은 은혜와 감격을 다시 기억함으로 현실을 극복할 힘을 얻었다.
사람이 경건하게 산다는 것은 경건한 회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곧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 말씀 속에 하나님의 약속이 있다. 과거에 행하신 하나님의 위대한 일들을 기억함으로써, 그분의 존재와 성품을 지금 여기서 경험한다. 그때 현실을 이길 새 힘을 얻는 것이다.
III. 적용과 결론
시인은 고난의 날에 하나님의 이름을 기억했다. 그 기억은 사랑이었고, 그 사랑으로 더욱 말씀을 지키며 살았다. 말씀으로 노래를 삼으며 위로를 받으며 살 수 있었다. 이것이 우리가 인생의 어두운 밤을 이기며 살 수 있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