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영혼이 진토에 붙었을 때
“내 영혼이 진토에 붙었사오니 주의 말씀대로 나를 살아나게 하소서”(시 119:25)
Ⅰ. 본문해설
본문 앞에서 시인은 하나님 말씀을 사랑했을 때 누리는 기쁨에 대해 노래하였다. 시인은 말씀으로 자기 행실을 깨끗하게 하고 싶었다(시 119:9). 율법을 깊이 깨달아 더 놀라운 것을 보고 싶어 했다(시 119:18). 시인에게는 말씀과 함께 사는 것이 행복이고 즐거움이었다. 그런 시인에게도 영적인 위기는 있었다.
II. 내 영혼 진토에 붙었을 때
A. 진토에 붙은 영혼
본문은 외적인 상황이 아닌 시인의 영혼의 상태를 보여준다. 시인은 자신을 성찰하며 영적인 위기의식을 느꼈다.
여기서 “진토”라고 번역된 원어는 ‘티끌, 먼지’라는 의미를 가진다. 구약성경에서 비유적으로 쓰일 때, ‘하찮은 것’, ‘가치가 없는 사물’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시인은 영혼이 진토에 붙었다고 표현하였다. 여기서 ‘붙었다’는 마치 두 개였던 것이 접착되어 하나가 되어버린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영혼이 물리적으로 진토에 붙었다는 뜻이 아니다. 고귀했던 자신의 영혼이 무가치하게 되어 티끌과 다름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시인의 마음이 얼마나 절망적이고 비참한 상태인지를 암시한다.
시인은 신앙으로 고난을 이겨냈다. 그러나 지금 영적 침체를 겪고 있었다. 이는 그의 마음 안에서 은혜로운 사랑의 질서가 흐트러진 것이다. 그때 시인은 자신의 존재가 무가치하게 느껴졌다. 신자도 마찬가지다. 신자가 영적 침체에 빠지게 되면, 하나님 사랑으로 질서 잡혔던 마음의 질서가 무너진다. 그로 인해 자존감도 사라진다. 이러한 마음의 상태로는 자기 존재의 가치를 찾을 수 없다. 그러니 인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도 없다. 결국 방황하게 되고, 삶은 목적을 잃게 된다.
어떤 사물이든 빛으로부터 멀어지면 반드시 어두워진다. 이처럼 말씀의 빛에서 멀어질 때 마음은 영적인 어둠으로 가득하게 된다. 그때 자기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잊어버린다. 또는 지식으로 알아도 그렇게 살아갈 힘을 잃어버린다.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리게 된다.
B. 말씀으로 살리심
말씀을 깨닫는 생활이 사라질 때 영혼의 침체는 깊어진다. 마음은 혼란을 겪게 되고 생활은 질서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런 무질서한 삶은 우리로 하여금 무기력하고, 마음으로 하나님을 거슬러 살게 한다. 그러한 상태를 내버려 두면 그 증상이 깊어진다. 마음이 패역해지면서 그 마음을 돌이키는 일이 어렵게 된다. 그것들은 반드시 고통으로 돌아온다.
시인에게 이러한 침체 경험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그때마다 달랐다. 때로는 안일한 삶 때문에, 때로는 힘겨운 고난 때문에 영혼이 진토에 붙은 것처럼 비참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영혼을 회복시키시는 방법은 언제나 동일했다. 그것은 말씀으로 살리시는 것이었다.
영혼이 죽은 자처럼 되는 것은 우리의 죄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의 영혼이 살아난다. 하나님 말씀에 은혜를 받을 때 죽은 자와 같았던 자가 새 생명을 얻는다. 그 생명이 영혼 안에서 역사할 때 그는 힘을 얻는다. 그 힘은 사랑으로 말미암는 힘이다. 그 힘으로 환경의 시련을 이길 뿐만 아니라, 연약한 자들에게 손 내밀어 줄 수 있다. 악을 행하기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선을 행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사랑의 힘으로 죄와 정욕을 이기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게 된다. 그것이 거룩한 삶이다. 그러한 삶의 열매가 윤리적인 삶이 된다.
“주의 말씀대로”는 원어로 ‘당신의 말씀을 따라’이다. 이것은 ‘당신이 말씀하신 그대로’ 혹은 ‘당신의 말씀을 따라서’라는 뜻이다. 이는 신실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다. 그분이 약속하신 바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분의 말씀을 믿는다. 은혜받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 믿음은 하나님께서 약속을 따라 우리 영혼을 새롭게 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다(히 4:12).
당신의 영혼을 살펴보라. 곤고하여 삶의 무게에 눌리고 있는가? 아니면 말씀의 은혜로 예수의 생명이 넘치는가? 삶이 무겁다면 그것은 당신의 삶의 무게가 아니라 마음의 무게다. 세상을 향한 사랑이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말씀으로 돌아가라. 하나님은 말씀으로 은혜를 주신다. 신자는 말씀의 은혜 받기를 힘써야 한다. 오랜 시간 침체를 겪어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나님 말씀의 은혜를 받으면 금세 회복하게 된다.
III. 적용과 결론
하나님은 생명을 잃고 진토에 붙은 영혼을 말씀으로 살리시는 분이시다. 생명은 하나님의 말씀에 있다. 그러므로 마음을 새롭게 하고 말씀의 은혜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살 길이다. 하나님께서 비참하고 곤고하던 시인의 영혼도 살리셨다. 당신의 영혼도 살려내실 것이다. 생명의 말씀 앞으로 나아가 살리심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