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나의 꿈, 하나님의 꿈
“…이에 바로가 사람을 보내어 요셉을 부르매 그들이 급히 그를 옥에서 내 놓은지라 요셉이 곧 수염을 깎고 그의 옷을 갈아 입고 바로에게 들어가니 바로가 요셉에게 이르되 내가 한 꿈을 꾸었으나 그것을 해석하는 자가 없더니 들은즉 너는 꿈을 들으면 능히 푼다 하더라 요셉이 바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편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창 41:9-16)
요셉의 중요성
요셉의 이야기는 창세기 14장에 걸쳐 기록될 만큼 중요하다. 분량에서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그러한데, 요셉에 의해 ‘자손의 번성’과 ‘약속의 땅’의 언약이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경은 요셉의 인생을 꿈과 연결시킨다. 요셉의 인생에는 세 번의 중요한 꿈이 등장한다.
꿈으로 연결된 요셉의 삶
첫 번째 꿈은, 요셉이 아버지의 집에서 꾼 꿈이다. 요셉은 형들의 곡식단이 자신의 곡식단에 절하는 꿈과,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자신에게 절하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내가 꾼 꿈을 들으시오”(창 37:6). 이 구절을 히브리어 성경은 이렇게 기록한다. “보라, 이 꿈을! 내가 나의 꿈을 꾸었도다!”
그는 형들 앞에서 대단한 꿈을 꾸었음을 자랑하였다. 장자권을 갖는 것이 아버지의 뜻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뜻임을 꿈을 이용해 과시한 것이다. 그로 인해 형들은 요셉을 더욱 미워하게 되었고, 급기야 그 꿈에 대한 거부감으로 요셉을 팔게 된다.
두 번째 꿈은, 요셉이 감옥에 있을 때 술 맡은 관원장과 떡 맡은 관원장이 꾼 꿈이다. 그런데 꿈을 대하는 요셉의 태도가 달라졌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해석은 하나님께 있지 아니하니이까 청하건대 내게 이르소서”(창 40:8). 히브리어 성경은 “꿈을 주시면 하나님이 해석도 가지고 계신다.”의 의미다.
아버지의 집에서는 “보라, 나의 이 꿈을, 내가 꿈을 꾸었도다!”라며 자신을 과시하였다. 꿈의 주체도 자신이었고, 꿈의 목적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제 꿈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그 꿈의 해석도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한다.
요셉은 지금 감옥에 갇혀 있다. 어쩌면 아버지의 집에 있을 때보다 더 자신의 능력을 자랑해야 할 때다. 이 감옥에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가 이 꿈을 해석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다. ‘해석은 하나님께 있습니다.’라고 고백한다. 그는 꿈을 이용하지 않는다.
무엇이 요셉을 이렇게 변하게 하였는가. 성경은 요셉의 변화 중심에 하나님이 계심을 말한다. 가장 소망 없는 감옥에서 요셉은 하나님과 가장 가까이 있었다.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 하시고 그에게 인자를 더하사 간수장에게 은혜를 받게 하시매”(창 39:21). 하나님께서 성도에게 줄 수 있는 모든 복을 요셉은 감옥에서 받았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임재, 하나님의 헤세드, 사람에게 받는 은혜.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생 가장 절망의 때에 우리와 함께하신다. 그리고 은혜를 주셔서 우리를 변화시키신다. 더 이상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님을 알게 하신다. 나에게 꿈을 주시고, 그것을 이루실 분도 하나님이심을 배우게 하신다. 그래서 인생의 감옥은 우리의 사명이 구체화되는 순간이다.
세 번째 꿈은, 바로의 꿈이다. 술 맡은 관원장이 복직된 지 2년 후 요셉은 바로 앞에 선다. 요셉은 훨씬 더 성숙한 모습으로, 사명자의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요셉이 바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바로에게 편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창 41:16).
감옥에서는 해석은 하나님께 있다고 하였다. 이제는 ‘나는 아닙니다’라며 자신을 부정한다. 하나님이 바로에게 해석을 주실 것이라며 하나님을 드러낸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을 드러내야 할 때다. 바로 앞에서 말을 잘하면 감옥에서 풀려날 수도, 높은 자리에 오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요셉은 ‘나는 아니라’며 자신을 부인한다.
그는 감옥에서 세상 모든 일을 이끌어가시는 하나님을 만났다. 꿈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역사의 주인도 하나님이심을 배웠다. 그래서 바로 앞에서 자신을 부인하고 하나님을 드러낸다. 그리고 기근의 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지혜자가 된 것이다. 자기 자신을 감추고 꿈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할 때 하나님은 내 안에 충만하여 오히려 나의 존재는 부각된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를 지혜롭게 하신다.
요셉은 세 번의 꿈을 만났다. 하나님이 사명으로 주신 꿈을 자신의 욕망을 위해 자랑할 때 미움받고 팔려갔다. 그의 인생 가장 절박한 순간에 다시 꿈을 만났다. 그때 그는 ‘꿈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그 해석도 하나님께서 하시리라’ 고백한다. 그리고 바로의 궁궐에서는 자신을 부인한다.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리라.’ 그러자 하나님은 요셉에게 큰 지혜를 주셔서 그를 총리 삼으셨다. 그리고 처음 주셨던 그 꿈이 이루어지게 하셨다.
말씀 적용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니, 요셉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의 고난도, 노예 생활도, 감옥 생활도, 애굽의 총리가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이 하신 것이었다.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그 온 집의 주로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셨나이다”(창 45:6). 그리고 이렇게 고백한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창 50:19).
그는 이전에 하나님의 꿈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했다. 하나님을 대신하여 자기가 누리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인생 마지막에 누구도 하나님을 대신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하나님만이 세상의, 역사의 주인공이심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자신의 고난이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지혜가 필요하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나의 것이라 생각하면 고난의 때에 하나님을 원망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리라’를 고백하면 내 꿈을 꾸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꿈을 꾸게 된다. 나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길을 걷게 된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