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물은 피보다 진하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 1:8)
Ⅰ. 창조의 목적과 인생의 목적
씨줄과 날줄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천을 만들어 내듯이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다. 하나님이 이 세계를 창조하시고 인류를 지으신 경륜이 씨줄이라면, ‘나’라는 한 사람을 만드신 목적은 날줄이라 할 수 있다. 이 씨줄과 날줄이 함께 짜여 가면서 우리의 인생은 전개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지으신 목적, 이 세상을 향해 가지신 경륜의 빛 아래에서 자신의 인생을 보아야 인간은 참 행복에 이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행복이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지으신 목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자들조차도 자신의 인생의 행복을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얼마간의 지식은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인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모르고, 이 사회와 교회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삼고 자신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판단하며 사는데, 성경은 이러한 삶을 하나님을 대적하는 삶이라 말한다.
Ⅱ. 경륜에 참여하는 마음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9절부터 11절까지에서 자신이 교회를 섬기는 이유, 더 나아가 그의 인생의 본질적인 사명이 무엇인지를 말하였다. 그것은 신자들이 지식과 모든 총명으로 그 사랑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될 때 신자는 분별하는 능력을 갖게 되고, 진실하며, 허물이 없는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삶은 궁극적으로 의의 열매가 가득하여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돌려드리게 된다.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이 어떠한 마음으로 이 일을 열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것은 목회자로서 사도 바울이 가져야 할 마음인 동시에 모든 신자들이 서로를 향해 가져야 할 마음이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A. 예수의 심장을 가짐
먼저, 사도 바울은 예수의 심장에 대해 말한다. 그는 자신이 원래 사랑이 많아서 빌립보 교회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으로 하여금 교회를 사랑하게 하신 어떤 사랑에 대해 말한다. 이 사랑은 바울로 하여금 교회를 사랑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사역과 선교, 섬김의 원동력이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을 파송하실 때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한 사람들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같이 아파하셨는데(마 9:36), 그 마음으로 바울도 빌립보 교인들을 사랑하고 있었다.
사도 바울은 온갖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그리고 그 모든 사역과 선교, 섬김을 더듬어 올라가면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와 같은 죄인을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이다.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바울의 마음속에 끓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그 사랑이 그로 하여금 예수의 분신이 되어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였다. 그래서 예수와 같은 마음, 같은 뜻으로 그분이 내 삶의 자리에 있었더라면 하셨을 그 일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신자는 이 예수의 심장을 가짐으로써 하나님의 구원 경륜에 기쁨으로 동참하게 된다. 그래서 예수가 계셨더라면 기도하셨을 그곳에서 기도하고, 섬기셨을 그 자리에서 섬기고, 우셨을 그 자리에 울고, 결국은 예수가 죽으셨을 그 자리에서 죽을 수 있게 된다.
B. 지체들을 사랑함
사도 바울은 이 사랑으로 지체들을 사랑하였다. 신자는 이미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있지만, 모든 지식과 총명으로 그 사랑이 불일 듯 일어나게 하여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추루한 자기 사랑을 끊임없이 버리고 하나님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 자기를 버리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 안에서 지체와 이웃을 섬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인생의 의미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인생의 참된 보람은 주님께로부터 받은 그 충만한 사랑에 감격하며 그 사랑에 빚진 자임을 깨닫는 데 있다. 그 사랑이 있을 때에야 자신이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며 자신이 주님의 사랑 안에 있음을 확신하며 살아갈 수 있다.
바울은 이 일에 하나님이 증인이시라고 말한다. 이는 자신의 이러한 고백이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음을, 또 이 증인이 자기 안에 현재적으로 역사하시는 성령임을 뜻한다. 성령이 자기 안에 계신 것이 내가 너희를 이렇게 사랑하는 증거라는 것이다.
Ⅲ. 결론
우리는 물을 통하여 세례를 받는다. 물론 세례 자체에 어떠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세례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속죄함을 받아 다시 새롭게 되었음을 의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속받음으로써 그분의 몸에 접붙여져 교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간다. 육신의 피는 우리의 육신의 생명을 상징하지만, 물로 베푼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교회의 일원이 된 우리는 교회에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충만한 생명과 사랑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우리를 이 지으신 하나님의 위대한 경륜에 동참하는 삶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인생의 가치를 하나님이 이 세계를 창조하시고 인류를 구원하신 그 목적에서 찾아야 한다. 교회를 향한 복음의 경륜이 신자의 삶의 이유가 되어야 하고, 신자의 인생의 계획은 그 경륜 안에서 그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자신의 삶을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에 합치시키는 신자들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