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늙음이란 무엇인가?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시 71:9)
Ⅰ. 들어가는 말
시인은 노년에 이 시를 썼다. 그는 늘 주를 의지하며 살아왔지만, 늙고 나니 더 주를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시 71:9).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배워야 할 신앙의 모습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늙기 때문이다.
II. 늙음이란 무엇인가?
A. 늙는다는 것
늙는다는 것은 사람이나 동물, 식물 따위가 나이를 많이 먹는 것을 뜻한다.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젊음과 대비해 보아야 한다. 젊다는 것은 나이가 한창때이며, 혈기와 의욕 따위가 넘쳐나고 있음을 뜻한다. 만물은 태어나면서부터 한창때를 향해 간다. 그 정점에 도달한 후에는 서서히 늙어간다. 이는 물질이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영혼과 육체로 창조하셨다. 영혼은 물질이 아니기에, 소멸하는 일이 없다. 그러나 육체는 물질이므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고 끝내 소멸한다. 그것이 늙는다는 것이다.
생명은 죽음에 항거하는 육체의 기능이다. 그래서 늙음은 생명을 잃어버리는 과정인 것이다. 이때 마음에도 변화가 온다. 그래서 시인도 하나님께 특별한 간구를 한다. “나의 말이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 주의 연대는 대대에 무궁하니이다”(시 102:24). 여기서 “중년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년이 아닐지도 모른다. 히브리어 원어를 보면 ‘나의 생명의 중간에’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님께 인생의 중간에 자신을 데려가지 마시라고 간절히 기도드리고 있다. 이는 죽음이 가까워져 오고 늙음이 깊어지자 하나님께서 자신을 데려가실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람이 늙음은 불편한 일이고 생각하기에 따라 비참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늙는 것에도 유익이 있다. 사람이 생각하면서 늙어간다면 사려가 깊어지고 다른 사람의 처지를 공감하게 된다. 그만큼 그들에게 덕을 베풀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된다.
B. 평안하게 늙어감
인간은 늙음을 늦출 수는 있으나 피할 수는 없다. 늙음을 피하려는 노력을 성경은 비난하지 않는다.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딤전 4:8). 오히려 약간의 유익이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육체를 돌보고 생명의 기운을 유지하며 사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잠시 있다 사라질 육체보다 영원히 있을 영혼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망은 세상이 아니라 하늘에 있다. 그러니 우리의 육체보다는 영혼이 생명을 풍성히 누리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으나 평안하게 늙어갈 수는 있다. 다음 네 가지 지침을 기억하길 바란다. 첫째로, 늙어가는 것을 받아들이라. 생명의 욕구를 가진 인간에게 늙어간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특히 정신이 젊을 때는 육체의 늙음이 더욱 고통스럽다. 육체를 잘 보살펴 늙음을 늦추는 것은 건강뿐만 아니라 섬김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러니 그러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봄이 되면 나무에는 새싹이 나고,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잎사귀가 무성해지고,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고, 겨울이 되면 잎이 떨어진다. 그것이 자연의 질서이며 육체도 그 질서를 따른다.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사 40:7). 풀이 시들고 꽃이 마르는 것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이다. 그조차도 하나님의 뜻이 영원하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사 40:8).
둘째로, 소외를 받아들이라. 노년의 때가 되면 늙었다는 이유로 활동하던 사회에서도 배제되고, 사람들로부터도 소외된다. 그 일로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말라. 사랑받기보다 사랑함으로써 기쁨을 누리기를 바란다.
셋째로, 죽음을 준비하라. 젊은이는 늙음을 자주 생각하고, 늙은이는 죽음을 자주 생각하라. 반면에 신앙도 없이 내키는 대로 살았던 자는 추루한 노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때는 이미 육신이 질병과 쇠약함으로 속박당했을 때다. 밀려오는 공허함과 무기력을 신앙과 지식, 사색으로 이겨야 한다. 그럴 수 있는 자는 이미 죽음을 준비해왔던 자다. 그러니 이제는 젊은 날의 영광, 젊은 날의 화려함에 비추어 자신의 인생을 보지 말고 죽음의 빛으로 자신의 젊음과 인생을 보라. 그러면 지혜가 생겨날 것이다.
넷째로,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잃지 말라. 겉사람은 늙어갈지라도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져야 한다. 열렬한 신앙과 치열한 사유로 하나님의 사랑을 굳게 붙들라. 그래야 두려움이 아닌 소망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III. 적용과 결론
인생의 남은 날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이 곧 지혜다. 젊은 자는 늙어간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죽음과 친숙해져라. 늙은 자는 곧 자신이 죽어서 육체의 장막을 벗게 될 것을 기억하라. 육체의 죽음으로 맞이하게 될 영광스러운 부활과 천국 소망으로 마음을 굳게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