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요일 2:15)
Ⅰ. 본문해설
요한일서는 사도 요한이 쓴 편지다. 그것은 교인들이 모두 돌아가면서 읽는 회람서신이었다. 사도는 이 서신에서 믿음을 잘 지키는 훌륭한 청년들을 칭찬한다.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안에 거하시며 너희가 흉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요일 2:14). 그리고 다음과 같이 권면한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요일 2:15)
Ⅱ.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
A. 세상을 사랑함
사도는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권면한다. 신약성경에서 세상은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로,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중립적인 세상이다. 둘째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이다. 셋째로, 구원 받지 않으면 안 되는 타락한 세상이다.
본문은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이 따로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세상 곧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우리가 믿음과 은혜에서 떠나게 되면 우리의 마음은 욕망을 끊임없이 낳는 곳이 돼버린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욕망이 끊임없이 생겨서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사도는 왜 청년들에게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고 했을까? 여기서 주목할 것은 “누구든지”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흉악한 자를 이겼던 청년들이라도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여기에서 “아버지의 사랑”은 소유격이다. 그런데 목적격의 의미를 지닌다. 아버지의 사랑이 내게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랑이 내게 없다는 것을 뜻한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왜 창조하셨는가? 왜 십자가 사랑으로 구원해주셨는가? 구원해주신 사람들을 여전히 이 세상에서 살게 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의 답은 결국 인간이 올바른 삶의 질서로 돌아오게 하기 위함이다. 그 질서가 인간을 행복에 이르게 한다. 그렇다면 인간을 행복에 이르게 하는 올바른 질서는 무엇일까?
하나님을 멀리 떠나 타락하고 범죄하였던 인간은 질서에 대한 개념 자체를 잃어버렸다. 육신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따라 살아간다. 여기서 육신은 하나님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샘처럼 솟아나는 육체적인 정욕을 가리킨다. 좁은 의미에서는 성적인 욕망이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하나님 없이 하나님을 대적하며 품는, 곧 자기 육신을 목적으로 하는 모든 욕망이다. 그것은 영원한 나라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자랑을 추구하게 된다. 이는 결코 하나님 아버지께로 온 것이 아니라 죄와 부패로 물들어 있는 이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다.
세상의 운명은 지나가고 결국 사라진다. 세상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니 세상에서 나오는 것들도 함께 사라진다. 그렇게 모든 것들이 다 허무한 것이 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도 지나가 버리고, 정욕도 지나가 버리는 그 순간 오히려 자신이 살아온 삶이 영원을 향한 사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신다.
B. 아버지의 사랑이 없음
우리가 왜 세상을 사랑하면 안 될까? 그것은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아버지의 사랑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독생자를 보내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도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그 사랑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사람들만 참으로 행복할 수 있으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세상에 있는 것을 사랑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신자는 하나님 사랑이 없는 인간이 되고,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와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신자임에도 공허한 삶을 사는 이유다. 그가 어떤 신앙의 경력을 가졌든지, 교회를 위해 얼마나 헌신했던지는 상관없다.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없기 때문이다.
Ⅲ. 적용과 결론
신자는 세상을 사랑할 수 없다. 이 세상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한 일이 무엇인가? 세상은 잃어버린 영혼들을 생각하던 예수님의 머리에 가시관을 씌웠다. 그분의 두 손과 두 발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우리는 그 십자가에 나타난 사랑을 안 사람들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침 뱉은 세상의 입술에 우리가 어찌 입 맞출 수 있겠으며, 모질게 그분에게 채찍질하고 그 손에 못 박았던 세상의 손과 어떻게 악수할 수 있겠는가? 신자는 하나님 이외에 다른 것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부활의 날에 예수 사랑이 여러분의 심령에 가득 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