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세상속에서 사는 지혜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빛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눈으로 해를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로다 사람이 여러 해를 살면 항상 즐거워할지로다 그러나 캄캄한 날들이 많으리니 그 날들을 생각할지로다 다가올 일은 다 헛되도다”(전 11:1-8).
삶을 사는 지혜와 세상을 아는 지혜
전도서의 가르침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삶에 관한 지혜다.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다른 하나는, 세상에 관한 지혜다. 세상의 원리는 무엇이고 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전도자는 11장에서 세상에 관한 원리를 세 가지로 말한다.
세상의 원리1: 불확실성
첫째, 세상은 불확실하다.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전 11:1-2).
‘떡을 물 위에 던지다’라는 말은 양식(떡)을 배에 싣고 다른 곳으로 가서 하는 무역을 말한다.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주라’는 ‘일곱이나 여덟 곳에 나누어 보관하라’는 의미다. 위험 부담은 있지만 자신의 것을 투자해서 더 많은 유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으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장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세상을 대처하는 지혜는, 자신에게 있는 것을 투자하여 유익을 남기는 길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한곳에 보관하지 말고 7-8곳에 분산투자해야 한다. 이는 단지 양식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시간과 역량, 관심, 사람들과 관계 등 모든 것이 그러하다. 한 사람에게만, 한 가지 일에만, 어느 하나에만 집중하며 살다가는 그것이 사라질 때 삶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한곳에 몰입하지 말고 균형잡힌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의 원리2: 필연성과 우연성(임의성)
둘째, 세상은 필연성과 임의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름에 비가 가득하면 땅에 쏟아지며 나무가 남으로나 북으로나 쓰러지면 그 쓰러진 곳에 그냥 있으리라 풍세를 살펴보는 자는 파종하지 못할 것이요 구름만 바라보는 자는 거두지 못하리라”(전 11:3-4).
전도자는 먼저 자연의 법칙을 말한다. 구름에 비가 가득 차면 비가 내린다. 이것이 필연성이다. 그런데 임의성도 있다. 나무는 어느 방향으로 쓰러질지 모른다. 그리고 한번 쓰러지면 그 자리에 고정된다. 우리는 필연성과 임의성이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다. 어떤 것이 필연이고 우연인지 알지 못한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다.
그런데 만약 어떤 사람이 풍세를 바라보며 비가 언제 올지를 알고 싶어한다면 곡식 뿌릴 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다. 구름을 바라보며 비가 언제 그칠지 알고자 한다면 추수의 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지혜로는 자연의 필연과 우연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도자는 이것을 권한다.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전 11:6).
아침에도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일을 멈추지 말라. 성실히 사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먼저 준비하고 행동하고 자연의 시간을 기다리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세상의 원리3: 불가해성(불가지성, 하나님의 일을 알지 못함)
셋째, 세상은 불가해하다. 우리는 하나님의 행하심을 알지 못한다. “바람의 길이 어떠함과 아이 밴 자의 태에서 뼈가 어떻게 자라는지를 네가 알지 못함 같이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네가 알지 못하느니라”(전 11:5).
인간은 이 세상의 가장 큰 일인 바람의 길도, 가장 은밀한 일인 태아가 자라는 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신다. 그리고 그것을 주관하신다. 그러니 우리는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야 한다(전 11:6). 하나님은 능력 있는 자가 아니고 준비된 자들을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길
무엇 하나 우리 계획대로 만들어 낼 수 없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다. 나의 호흡 하나도 주관하지 못한다. 이것이 우리 현실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사실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에게 일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능력을 주셨다. 가정을 주시고 친구들을 주셨다. 그래서 전도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빛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눈으로 해를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로다”(전 11:7).
여기서 빛은 해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다. 전도자는 인생은 꿀처럼 달콤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해를 눈으로 보는 것, 풀어서 말하면 내 주위의 사람들, 나의 직장, 내 주변에 주어진 것들을 느끼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할 이유가 있다.
전도자가 제시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방법 2가지는 다음과 같다(전 11:8). 첫째, 즐거워하라.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것 안에서 즐거워하면 그것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는 길이다. 둘째, 어두운 날을 기억하라. 인생에는 어두운 때가 있다. 그러나 성도에게 어둔 인생은 동굴이 아니고 터널이다. 높은 산을 빠르게 통과하기 위해 만든 터널이다. 그 터널을 통과하면 햇빛 비치는 날이 올 것이다. 이것을 기억하며 고난 중에도 절망하지 말라.
말씀 적용
전도자는 다가올 일은 모두 헛되다고 말한다(전 11:8). 헛되다는 ‘쓸모없다’가 아니라 ‘내 뜻대로 안된다’라는 의미다. 우리는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알지 못한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미래는 하나님의 손에 있다. 그러니 우리는 하나님이 오늘 주신 것 안에서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자. 그러나 게으르지 말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면서 하나님의 시간을 준비하자. 그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