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
역사의 주권자 되시는 하나님
“아달월 곧 열두째 달 십삼일은 왕의 어명을 시행하게 된 날이라 유다인의 대적들이 그들을 제거하기를 바랐더니 유다인이 도리어 자기들을 미워하는 자들을 제거하게 된 그 날에 유다인들이 아하수에로 왕의 각 지방, 각 읍에 모여 자기들을 해하고자 한 자를 죽이려 하니 모든 민족이 그들을 두려워하여 능히 막을 자가 없고 각 지방 모든 지방관과 대신들과 총독들과 왕의 사무를 보는 자들이 모르드개를 두려워하므로 다 유다인을 도우니 모르드개가 왕궁에서 존귀하여 점점 창대하매 이 사람 모르드개의 명성이 각 지방에 퍼지더라 유다인이 칼로 그 모든 대적들을 쳐서 도륙하고 진멸하고 자기를 미워하는 자에게 마음대로 행하고 유다인이 또 도성 수산에서 오백 명을 죽이고 진멸하고…”(에 9:1-10)
성경 속 에스더 이야기
흔히 우리는 에스더를 죽으면 죽으리라는 믿음으로 민족을 지켜낸 영웅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에스더서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왜냐하면 이 책의 배경이 이방 나라일 뿐아니라 하나님도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다 민족주의 색채가 너무 강하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에스더의 이야기를 성경에 기록하신 분명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이 설교를 통해 그것을 찾아보려 한다.
먼저 에스더서의 위치에 주목하라. 에스더서는 역사서 가장 마지막 부분에 위치한다. 그렇지만 실제 시간 순서상으로는 에스라, 느헤미야가 에스더보다 더 늦게 일어난 일이다. 그런데도 에스더서가 더 뒤에 있는 것은 성전 재건과 예루살렘 수축이 여전히 페르시아 땅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용에서도 에스더서에는 의아한 점이 있다. 먼저 하나님의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약성경의 토대가 되는 제사나 율법, 성전에 관한 언급도 없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세워진 언약이라는 말도 나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율법에 기록되지 않는 부림절이라는 절기가 나온다. 그리고 유다 민족주의 색채가 너무 강하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에스더서가 성경에 포함되었다는 데 의아함을 느낀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이 책을 이스라엘 역사 마지막에 두신 이유가 무엇일까?
감추어진 하나님의 이름
먼저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에스더와 모르드개라는 이름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에스더의 이름은 ‘이쉬타르’, 바벨론의 사랑의 여신에서 따온 이름이다. 모르드개는 ‘마르둑’이라는 바벨론의 남신에서 왔다. 그러니까 에스더와 모르드개 모두 페르시아 이름, 그것도 페르시아의 우상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성경이 에스더라는 여인을 믿음을 가진 히브리인보다는 페르시아화된 평범한 유대인으로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에 관한 언급은 왜 한 번도 나오지 않을까? 에스더서의 저자는 하나님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다. 그리고 에스더서는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역사보다는 수산궁에서 일어나는 정치와 권모술수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의 일상이다.
성경의 저자는 우리의 일상 가운데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을 찾아보라고 한다. 우리의 일상에는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이 주권자로 역사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 가운데 여전히 하나님의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의 일상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찾아보라며 성경의 저자는 에스더서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다.
모르드개와 하만
우리가 에스더서에서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모르드개와 하만의 관계이다. 모르드개는 성문을 지키는 하급 관리였고, 하만은 당시 총독 역할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모르드개는 왜 하만에게 절을 하지 않아 민족을 위기에 빠뜨렸는가.
성경은 모르드개가 사울 왕의 후손이라고 기록한다(에 2:5). 그리고 하만은 아각 사람, 곧 아말렉 족속이었다(에 3:1). 역사상 이들의 조상이 만난 적이 있었다. 사무엘상 15장에서 하나님은 사울에게 아말렉 족속을 진멸하라고 명령한다. 그런데 사울은 그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다. 이렇게 실패한 사울과 아말렉의 전쟁은 5백 년이 지난 후, 그의 후손들에 의해, 페르시아 땅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그런데 하나님의 개입이 시작되었다. 왕은 잠이 오지 않아 역대 일기를 읽다 모르드개가 왕의 목숨을 구한 기록을 발견하고, 모르드개를 높인다. 또 왕의 명령이 없으면 왕 앞에 나아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에스더는 왕 앞에 나아갔고, 결국 두 번의 잔치를 통해 하만이 왕후의 민족을 해하려 한다는 음모가 드러났다.
여기서 우리는 모르드개와 하만이 왜 대적하였는지 알게 된다. 정확하신 하나님이시다. 사울왕이 실패한 일을 그의 후손이 행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는 것이다. 사울의 자손 가운데 아말렉 족속을 진멸하는 일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
또한 하나님은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의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처럼 되게 할 것을 약속하셨다. 그리고 그의 자손과 함께하며 그들을 돌볼 것을 언약하셨다. 하나님은 이 언약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지 않고 여전히 페르시아 땅에 거하는, 어쩌면 패역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임했다. 그래서 그들이 하만에 의해 멸족되지 않고 생존케 하셨다.
맺는말
감추어져 있으나 절대 감출 수 없는 것이 하나님의 손길이다. 여러분의 인생 가운데 하나님이 역사하시지 않는 것 같고, 하나님이 멀리 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은 여러분의 연약한 것, 부족한 것을 모두 사용하시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신다. 그래서 우리는 그 하나님을 내 인생의 주인, 주권자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가길 바란다.